재직자에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

재직자에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 서울지방법원 2016. 5. 26. 선고 2014가합33869판결; 2016.07.25 10:20 입력

경기노무법인 최영광노무사 ykchoi@ggh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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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이 패소했다.
 
현재 상당수 기업이 기본급과 별도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근로자들은 상여금과 휴가비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수당을 재산정해 지급하라고 사측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 100여 건의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 통상임금 소송의 쟁점은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다. 사측은 ‘상여금은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는 규정을 들어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일 것’이라는 요건만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직요건이 붙어 있는 상여금도 금액이 많고 정기적으로 줘서 기본급처럼 인식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취지다.
 
통상임금 판결의 핵심은 ‘고정성’이다. 고정성은 근로자가 업적·성과 등 특별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사전에 확정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기업은행의 상여금을 고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사측에 통상임금 소송을 낸 국민·우리은행은 모두 근로자가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지급일에 재직해야 받을 수 있는 성과급은 고정성을 갖추지 못했고 따라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들 은행의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금융권과 법조계에서는 기업은행의 정기상여금 지급 방식이 다른 은행과 달라 판결이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정기상여금을 1·2·5·7·9·11월의 ‘첫 영업일’에 지급한다.
 
반면 국민·우리은행은 반년 치 성과를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연말에 일괄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급하는 시점에 재직 중이 아니면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대법원은 통상임금을 ‘다음날 퇴직해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임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선지급 성격을 갖는 기업은행의 상여금과 국민·우리은행의 상여금 성격이 다르다고 본 것이다.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 위드유 관계자는 “기업은행 정기상여금은 첫 영업일에 지급하는 선불 성격”이라며 “이런 점에서 재판부가 고정성이 있다고 판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우리은행 모두 현재 통상임금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일부 하급심에서 대법원 판례와 다른 판결을 내리는 사례가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재직자 지급’ 규정은 ‘고정성 결여’에 해당하지만, 재직자의 경우 근무한 일수에 대해 일할계산(근무한 날만큼 임금을 계산하는 방식)해서 지급하는 것은 통상임금 포함 사유로 보는 재판부도 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해 1월과 7월 각각 삼양교통과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통상임금 소송에서 재직자에게만 주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부산지법도 2014년 10월 르노삼성 통상임금 소송에서 재직자에게 일할계산으로 지급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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