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현실 도외시한 정비요금 공표

국토교통부의 현실 도외시한 정비요금 공표: “정비업체의 평균 시간당 공임 5만 원에 비해 턱없이 낮아”; 2019.05.01 23:04 입력

【이슈】
국토교통부의 현실 도외시한 정비요금 공표
“정비업체의 평균 시간당 공임 5만 원에 비해 턱없이 낮아”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자동차보험 적정 정비요금을 “적정 시간당 공임”이라는 명칭으로 25,383원～34,385원으로 공표하였다. 같은 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보험회사와 정비업계 간 자동차 사고 정비요금과 관련한 법적 분쟁, 정비업체의 정비 거부 등 해묵은 갈등을 풀기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적정 정비요금(표준작업시간×시간당공임)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보험사와 정비업계간 법적분쟁이 연간 1천 건에 육박하고 있어 이번 공표로 어려움을 호소해 왔던 중소 정비업체 경영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으로 합리적인 정비를 통해 사고차량 정비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상승률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적정 시간당 공임은 2010년 공표 때의 연평균 상승률(3.4%)에 미치지 못하는 2.9%를 적용함으로써 해마다 상승하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표준작업시간에서도 차량의 구조, 수리 특성에 따른 기술적 요소인 복원수리에 소요되는 표준작업시간만을 적용하고 있어 정미작업시간 이외에 준비율과 여유율을 감안하지 않고 있으며, 탈·부착 작업시간의 증가분과 늘어난 도장작업 부문은 금번 개선방안에 전혀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등급제는 어떠한가
자산규모(1～3 등급)와 1인당 공임규모(A～C 등급)를 적용하게 될 등급제는 우선 정비업자가 등급별 결과에 따라 정비가격을 조정함으로써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되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며, 정비업체가 제시한 등급별 표준공임(예를 들어 34,385원) 적용을 주장하더라도 보험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28,000원 또는 30,000원에 계약을 강요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은 국토교통부가 시간당공임을 공표하면서 보험회사와 정비업체 간 계약 체결시 구속력이 없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뿐 구체적인 요금은 정비업체의 시설규모, 기술력 등에 따라 차등·개별 계약을 통해 정하라는 입장에 그 원인이 있다.
또한 정비업체의 회계자료가 고스란히 노출됨으로써 보험사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비요금 보장되어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민법의 기본이념이 사적자치 즉, 계약자유의 원칙에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체급이 약한 선수가 강한 상대를 맞아 공정한 경기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은 넌센스가 아니겠는가, 결과가 뻔한 시장실패를 애써 외면하기보다는 정부실패가 다소 두렵더라도 이제는 상생, 공생의 차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기 위하여 정부는 이제라도 정비업체 현장의 실태와 보험사의 횡포에 대한 실상(경기지역 정비업체의 평균 시간당 공임이 51,064원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보험사의 무리한 계약 관행)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고사 위기에 있는 정비업계의 합리적인 원가 반영과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기대해 본다.